2009.07.13 16:04 Users/블로그

우여곡절 끝에 블로그를 다시 열게 되었습니다.

나름 네이버 블로그에 약 5년여에 걸쳐 1,200여개의 글을 포스팅 하면서 즐겁고 행복했었는데, 어느날 날아온 "저작권법 위반" 통지서 하나가 우리나라 포탈 사이트에서 모두 탈퇴하게 만들었습니다.

당분간(어쩌면 평생) 가입할때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사이트는 가입하지 않을것 같은데요.

좀 불편하긴 하겠지만, 세상 사는데는 지장 없을것 같습니다.


"저작권법 위반"

이 통지서를 지난 5월초에 받았습니다. OO 지방 경찰청 에서 보내온 통지서인데, 내용만 봐서는 내가 어떤 "저작권법"을 위반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고소자 "ㅇㄱㅎ" 를 검색해보니 스포츠신문에 "ㅁㄹㄲㄹ" 라는 만화를 연재 하는 만화가 였습니다.

"이 사람이 왜 나를 고소 했을까?" 라고 생각 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블로그를 찾아보니, 2005년 4월에 이 만화가가 그린 "인터넷은 국민이다" 라는 8컷 웹툰을 하나 올린 적이 있더군요.

그런데 그 포스팅은 비밀글로 등록이 되어 있었습니다. (비밀글로 변경한 시점이 기억 나지 않아서 어찌된일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 KT에서 인터넷 종량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시끄러웠을 당시 'ㅇㄱㅎ' 라는 만화가가 이에 반대 하는 웹툰을 그렸고, 그 내용을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줘야겠다라고 생각해서 아무 생각없이 블로그에 붙였던것 같습니다.

만 5년 만에 그 웹툰이 화살이 되어 나에게 돌아왔습니다.

그 포스팅을 보는 순간 철렁 하더군요. 불법 하고 담쌓고 살아왔었는데, 과거에 부지불식간에 마우스 몇번 클릭한 것 때문에 범죄자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며칠밤을 설쳤었습니다.

물론 제가 잘한것은 없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저작권법 위반"의 굴레 안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나는 죄를 지은것이 분명 했기 때문에 그 상황을 모면 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검색을 통해서 이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몇해 전부터 저작권 파파라치 기생충 거머리 같은 법무법인이 활동 하고 있다는것.
나와 같은 일로 자살한 고등학생이 있었더라는것
네이버에 피해자 카페(회원수 4만5천여명)가 있었더라는것
묻지마 고소 법무법인을 비난하는 신문 기사들과 방송들
등등등

너무 세상을 등지고 살았었나 봅니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동안에 아무것도 몰랐다니요.

일단 침착하게 대응 하기로 생각 했습니다.


해당 법무법인에서 연락이 오면 오는대로, 경찰청에서 연락이 오면 오는대로 있는 그대로 설명 하고 내가 지은 죄만큼의 벌을 받기로 생각을 했습니다.


드디어 5월 중순 지역 경찰서에서 조서를 작성 하러 출두 하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오전 10시에 약속 하고 경찰서를 찾아 갔습니다.


조서 작성하면서 증거 자료라고 되어 있는 캡처 이미지를 보니 참으로 영악하게 이미지를 캡처 했더군요.
(비밀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도록 상단의 제목줄을 가려 놓고, 폴더 타이틀 역시 캡처 시간을 표시하는 프로그램으로 살짝 가려 놓았습니다.)
비밀글을 캡처 했던 말던 그것이 중요한 상황일지는 잘 모르겠기에 그냥 통과 했습니다만...


1명을 고소 하기 위해서 작성된 고소장의 두께는 생각 보다 두꺼웠습니다. 대략 20~30여장의 A4 묶음 한덩어리와 경찰청 두군데를 거치고 경찰서를 거쳐서 내앞에 와있었는데, 그때 상황의 두려움 보다는 이런일로 저렇게 낭비해야 하는 용지와 인력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더 들더군요.


1시간여 조서 작성을 끝내고 덜렁 덜렁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냥 무덤덤하게 책상에 앉아 PC를 켜고


운영하던 블로그 2개, 운영하던 카페 4개 를 모두 폭파 시키고 활동 하고 있던 카페 5개에서 내글을 모두 지우고 탈퇴 했습니다.


내 블로그에는 음원도 없었고, 더이상의 웹툰도 없었지만 글 중간에 섞여 있을지 모를, 알게 모르게 어디선가 인용되었을수 있는 저작물의 일부가 섞여 있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이상 이런일로 시간을 버리기 아까웠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나와 같은 일을 당할 수 있는 블로그들을 찾아서 돌아 다니며 이러이러하니 이 포스팅은 삭제 하라고 글을 남겼었습니다.


뭐 가끔은 "광고 꺼져!" 라던가 "남의사~" 와 같은 답이 오기도 했었지만, 최종 통보서가 날아 올때 까지만이라도 여러 사람들에게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6월 초순


최종 통보서가 날아 왔습니다.


"기소 유예"


주변 사람들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면서 축하 한다고 하지만, 내가 했던 행동이 기소유예 씩이나 당할 정도로 큰 잘못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더군요.


아무튼 일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고, 우리나라의 포탈에서 내흔적을 하나둘씩 지워나갔습니다.



그리고...



블로그를 다시 안하려고 생각했었지만, 이곳에 다시 터를 잡아 블로그를 시작 하려 합니다.

아직은 아무 생각도 없습니다.

블로그가 생겼을 초반의 개념은 이미 사라졌고, 1인 미디어의 형태로 변경 되어 본인을 알리고, 기술을 전파 하고, 이슈를 부각 시키고, 마케팅을 하기 위한 용도가 되버린듯 합니다.


이곳도 어떻게 운영될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첫발자국을 이렇게 찍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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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얼음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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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olofwind.tistory.com BlogIcon 뉴마 2009.12.08 0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언가 씁쓸하네요- 좀 늦은 답글이긴 하지만 새로 시작하신 블로그에 부흥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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